승리 후에 팀은 가장 쉽게 느슨해진다
리더십의 완성은 구성원이 리더를 잘 따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진짜 강한 팀은 리더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움직인다. 감독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코트 위에서 선수들이 서로를 잡아주고, 흐름이 흔들릴 때 스스로 기준을 꺼내고, 어려운 장면에서 동료를 정렬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의 최종 목표는 또 다른 리더를 키우는 것이다.
농구에서 코트 위의 리더는 중요하다. 감독은 작전 타임에 방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중 모든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 수비가 흔들릴 때 누군가는 동료의 위치를 잡아주어야 하고, 공격이 정체될 때 누군가는 볼의 흐름을 바꾸어야 하며, 팀이 흥분했을 때 누군가는 속도를 낮추어야 한다. 성숙한 팀에는 이런 역할을 하는 선수가 있다.
코트 위의 리더는 반드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아니다. 주장일 수도 있고, 포인트가드일 수도 있고, 수비에서 팀을 잡아주는 선수일 수도 있다. 벤치에서 흐름을 읽고 동료에게 필요한 말을 건네는 선수도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 리더십은 지위보다 기능에 가깝다. 팀이 흔들릴 때 누가 팀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코치K 리더십의 중요한 의미도 여기에 있다. 그는 선수가 감독에게만 의존하는 팀을 만들려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팀의 기준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요구하고, 코트 위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감독의 리더십이 선수 안에 옮겨질 때 팀은 더 강해진다. 리더 한 사람의 영향력이 팀 전체의 행동 방식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조직에서도 같은 일이 필요하다. 모든 결정을 대표나 팀장에게 가져오는 조직은 느리다. 리더가 없으면 회의가 멈추고, 작은 문제도 승인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조직은 리더에게 많이 의존하지만 강한 조직은 아니다. 강한 조직은 여러 사람이 리더십 기능을 나누어 가진다. 누군가는 방향을 잡고, 누군가는 갈등을 조정하고, 누군가는 실행을 밀고, 누군가는 기준을 지킨다.
리더가 또 다른 리더를 키우려면 권한을 나누어야 한다. 권한을 주지 않고 책임감만 요구할 수는 없다. 선수가 코트 위에서 판단하기를 원한다면 훈련 과정에서 판단할 기회를 줘야 한다.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일하기를 원한다면 실제 결정의 일부를 맡겨야 한다. 책임감은 말로 요구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책임질 기회를 통해 자란다.
권한을 나누는 일은 리더에게 불편하다. 구성원이 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의 판단이 틀릴 수 있고, 구성원의 결정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리더가 모든 실수를 막으려 하면 팀은 자라지 않는다. 좋은 리더는 통제 가능한 훈련과 실제 과제 안에서 판단의 기회를 준다. 실수 뒤에는 책임을 묻되 배움의 구조를 만든다.
코트 위의 리더를 키우는 데 필요한 것은 기준의 공유다. 기준 없이 권한만 주면 팀은 흩어진다. 어떤 상황에서 공격 속도를 높이고, 어떤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면 선수의 자율성은 위험해진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원하는 방향, 의사결정 원칙, 책임의 범위가 공유되어야 권한 위임이 작동한다.
리더는 구성원에게 자신의 판단 방식을 보여주어야 한다. 결과만 지시하면 사람은 따라 할 수 없다. 리더가 무엇을 보고 판단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는지, 왜 이 선택을 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이 다음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코칭은 답을 주는 일이 아니라 판단의 틀을 전수하는 일이다.
스포츠 팀에서는 선배가 후배에게 팀의 기준을 전한다. 훈련 태도, 경기 준비, 라커룸의 질서, 패배 뒤의 태도는 말보다 행동으로 이어진다. 좋은 팀은 리더십이 감독에게만 있지 않다. 선수단 안에도 기준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팀은 세대가 바뀌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조직에서도 중간 리더가 중요하다. 대표의 말이 현장에 도달하려면 중간 리더가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의 팀 안에서 실행으로 바꾸어야 한다. 중간 리더가 기준을 다르게 해석하면 조직은 흔들린다. 그래서 리더십의 계보를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리더가 자신의 방식을 몇몇 핵심 구성원에게만 의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운영 방식으로 남겨야 한다.
또 다른 리더를 키우는 리더는 자신의 존재감을 줄이는 연습을 한다. 모든 자리에서 자신이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구성원이 먼저 상황을 해석하게 하고, 대안을 내게 하고, 책임 있는 선택을 하게 한다. 리더는 뒤에서 관찰하고 필요한 순간에 개입한다. 이렇게 해야 팀은 리더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된다.
리더가 사라져도 기준이 남아야 한다. 감독이 작전 타임을 부르지 못하는 순간에도 선수들이 같은 원칙으로 움직이고, 팀장이 없는 회의에서도 구성원이 같은 우선순위로 결정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조직이 처음 세운 원칙을 잃지 않는 상태가 리더십의 성과다. 리더의 영향력은 자신의 말이 들리는 범위가 아니라, 자신이 없을 때 남아 있는 행동으로 평가된다.
리더는 코트 위의 또 다른 리더를 키운다. 좋은 리더는 사람을 따르게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기준과 판단 방식을 팀 안에 심어, 구성원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한다. 팀이 리더에게 의존할수록 리더는 바빠진다. 팀이 리더십을 나누어 가질수록 조직은 강해진다. 리더십의 완성은 리더가 중심에 서는 순간이 아니라, 리더가 없어도 팀이 무너지지 않는 순간에 드러난다. © 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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