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K 감독의 조직 편성 Getting Organized ② - [사슴을 이끄는 사자의 리더십]


규칙

첫 모임에서 나는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한 가지 규칙만을 제시한다. 여기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복용하거나, 시험을 치를 때 커닝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말이다. 그중 특히 ‘커닝’에 대한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세세히 따지고 들지는 않는다. 그건 선배들이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서 팀원들은 각자의 리더십을 길러 나간다. 어떤 팀이든 리더십은 한 사람이 아닌 여럿이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규칙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리더를 틀 안에 가두어 버리기 때문이다. 재량권 행사하길 좋아하는 리더는 결국엔 스스로 만들어 놓은 규칙에 얽매이게 된다.

규칙을 길게 늘어놓으며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리더도 있다. “오! 이런. 자넨 3조 1항에 명시해 놓은 규정을 위반했네. 딱 걸렸어.” 나는 ‘허물을 들춰 내려는’ 팀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한테 딱 걸렸어.”란 말은 ‘우리’보다는 ‘나’를 앞세우는 형태이며 규칙을 많이 만들어 내는 리더는 팀을 ‘우리 팀’이 아닌 ‘나의 팀’으로 여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게 귀찮아서 규칙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나는 관리자나 지배자보다는 리더다운 리더가 되고 싶다. 상황에 따라 일관성 있게 적용하며, 유동적이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가 참된 리더다. 그러면서도 리더는 신중해야 한다.

규칙을 위반했다 해도 정상참작이 가능할 때가 있는 법이다. 어떤 학생이 연습에 늦었다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4년 동안 매사에 모범을 보여 온 졸업반 선수 토미 아메이커가 농구부 셔틀버스를 놓친다거나 팀 모임에 늦게 온다면, 나는 2분은 더 기다려 줄 것이다. 그는 여태까지 시간을 철저하게 지킴으로서 나에게 믿음을 준 선수다. 아마 그는 잠시 뒤에 도착해서 내 눈을 보며 늦은 까닭을 밝힐 것이다.

“감독님, 차가 고장 나서 늦었는데, 휴대폰이 없어서 연락을 미처 못했습니다. 그래서 달려왔습니다.” 아니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감독님, 제 잘못입니다. 구태여 변명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믿음이 가지 않는 새내기 선수가 그런다면 좀 더 엄격하게 대할 것이다. 조니 도킨스와 마크 엘라리가 신입생이었을 시절, 팀 셔틀버스 시간에 늦었던 날이 생각난다.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제시간에 버스를 탄 다른 팀원들 중 아무도 그들이 어디서 뭘 하는지 몰랐다. 그냥 떠나려는데 두 사람이 멀리서 버스를 쫓아오는 게 보였다. 머리통을 한 대씩 쥐어박아 줄 생각이었지만 늦잠을 잤다는 말을 듣고는 잊어버렸다. 팀원들 중 아무도 그들에게 전화를 해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크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 전원에게 ‘버디 시스템(buddy system)’을 만들어서 서로를 챙겨 주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이 늦으면 우리 전체가 늦은 것이다.”

만약 내가 그때 조니와 마크를 꾸짖는 것으로 그쳤다면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지 못하고 상황이 종료되었을 것이다. 이 사례에서도 ‘철칙’이 없었기 때문에 융통성이 발휘되고, 리더의 지도 범위가 분명히 구분되었다. 뿐만 아니라 리더가 팀원 모두에게 관심을 가지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었다.

조니와 마크가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자초지종을 말했을 때 나는 그들의 마음이 정직하고 진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시즌 내내 선수들의 눈을 보면서 감정 상태나 자신감을 읽어내다 보면 신뢰감이 쌓여 가고 핑계를 늘어놓는 선수들이 거의 없어진다. 눈에 드러나는 감정을 숨길 수는 없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상대방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라고 가르친다.

아내인 미키와 이야기할 때도 눈을 보면 사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딸 데비와 린디, 제이미에게도 그렇게 “서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진실을 말하고 조금도 숨기지 말라”고 가르친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우리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었다. 아이들은 나와 미키에게 뭐라고 말하더라도 우리가 그들을 심하게 질책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있어 주리라 굳게 믿고 있다.

이 글은 코치 K,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의 [사슴을 이끄는 사자의 리더십]을 참고하였습니다. 복제와 무단 전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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