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K 감독의 조직 편성 Getting Organized ① - [사슴을 이끄는 사자의 리더십]


지나치게 많은 규칙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리더를 틀 안에 가두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순간적인 판단을 피하려고 규칙을 만든다. 일단 악수를 하면 계약을 한 것과 다름없다. 계약했다는 것은 곧 ‘뒷말’이 없다는 뜻이다. _ 코치K

“모두 주목! 규칙은 딱 하나뿐이다. 자신에게 해로운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팀에도 듀크대에도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처음 라커룸에 모이면 나는 이렇게 딱 한 가지 규칙만을 빠르게 전달한다. 그 순간을 망치지 않기 위해 뜸 들이지 않고 말한다.

몇 개월이나 애타게 기다렸던 특별한 날이다. 공기 중에 하늘을 찌르는 흥분이 가득하며 사람들의 발걸음에서조차 열정이 느껴진다. 9월 1일, 프리시즌이 개막하고 새로운 팀이 태어나는 이날은 마치 따스한 봄날 같다. 새싹처럼 파릇파릇하고 싱싱한 선수들이 때 묻지 않은 본연의 모습으로 첫 미팅에 모인다. 아직 순수하고, 성장할 꿈에 부풀어 있다.

앞에 있는 앳된 얼굴들을 보니 30년은 젊어진 것 같다. 1969년에 있었던 일이 문득 생각났다.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겠다. 내가 어떻게 농구 감독이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지. 1969년, 나는 웨스트포인트(West point,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콜로라도 주의 육군 초소 포트 카슨에 배치되었다. 당시 근무가 없는 날이면 주둔 부대 농구팀과 경기를 했다. 그런데 직속상관인 대령이 부르더니 농구할 군번이냐고 묻더군. 사병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탐탁지가 않았던 거야. 대령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밑에 있는 장교가 농구로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되지. 할 일이 산더미 아닌가?’

이 사건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새로 부임한 사령관인 버나드 로저스 소장의 전화를 받았다. 웨스트포인트의 교장으로 있다가 우리 부대로 발령을 받은 분인데, 내가 웨스트포인트에서 대표팀 주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지. 주둔 부대의 농구 경기를 보고는 내가 팀에서 빠진 이유를 묻기 위해 전화를 거신 거다.

‘직속상관은 제가 농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장교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말하자 소장은 대령에게 가서 ‘슈셉스키 소위가 왜 농구를 그만두었나?’하며 캐물었고, 대령은 ‘장교가 하기엔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로저스 소장이 이렇게 말했다.

‘대령, 나는 지금 슈셉스키 소위가 우리 팀에서 농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 게 아닐세. 우리에게 팀이 있어야 한다면 그 팀은 최고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묻는 걸세.’

결국 대령은 주둔 부대에 최고의 농구팀이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소장은 이렇게 말씀하셨다는군.

‘슈셉스키 소위가 농구를 계속하겠다면 감독을 맡기는 게 어떻겠나?’

그렇게 해서 나는 처음으로 감독을 맡게 되었다. 우리는 첫해 제5차 군대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어. 곧 로저스 장군은 군대 참모장이 되었고, 나중엔 유럽 최고 연합 사령관이 되었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겠나? 결론을 말하자면, 듀크대에 농구팀이 결성된 이상 우리는 최고의 팀이 되어야 한다. 그게 여러분이 지금 여기에 와 있는 이유야. 여러분은 특별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선발되었다. 그러니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길 바란다.”

처음으로 실시하는 공식 연습은 6주나 남아 있지만 선수들과 나 사이의 서먹한 감정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선수들을 선발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정성을 들였다. 미국 전역을 샅샅이 뒤졌다.

듀크대는 좋은 성품을 가진 선수들을 선발한다. 농구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은 없다. 기꺼이 팀원이 되려는 의지가 있고 말귀를 알아들을 만한 선수면 충분하다.

그렇게 발탁되어 1년이나 2년 혹은 3년을 함께 지낸 학생들과 새내기 대학생들이 내 눈앞에 있다. 나는 선수들의 성격을 파악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비록 그들의 됨됨이를 내가 전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인지는 파악할 수 있다. 나는 그들을 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좋아한다.

보통 첫 모임 장소는 라커룸이다. 앞으로 오랫동안 정을 나눌 곳이기 때문이다. 선수뿐만 아니라 트레이너, 주치의, 매니저, 행정 보조원, 부감독 세 명도 참석하는데, 이때 명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하나 있다. 바로 인칭대명사를 쓸 땐 단수가 아니라 복수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 대신 ‘우리’라고 말해야 한다. 선수들이 듀크대 농구팀을 ‘나의 팀’이나 ‘코치 K 팀’이 아니라 ‘우리 팀’으로 생각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각자가 맡은 역할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다’라는 원칙은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그래서 농구 미팅뿐만 아니라 다른 모임에서라도 감독 혼자만 떠들지 않는다. 다른 구성원들도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 예를 들어 트레이너는 체력 단련 일정을 이야기하고, 매니저는 선수들의 생활과 앞으로 기대하는 바를 일러둔다. 모든 조언이 끝나면 보통은 내가 나서서 이렇게 말한다.

“매니저도 팀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팀원이다. 팀원 모두가 한 식구란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시간 관리

첫 모임에서는 메모 노트와 휴대용 달력 등 다양한 물품들을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경기 일정을 비롯하여 연습 첫날이나 새내기들의 시내 가는 날, 가정의 특별 행사일 등을 포함한 새 학기 일정을 검토한다. 여기에다 가을 휴가는 언제인지, 크리스마스 휴가를 언제 떠나는 것이 좋을지도 이야기한다. 이를 바탕으로 비행기나 기차표 등을 미리 예약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니 계획을 짜라고 꼭 일러둔다.

선수들은 ‘우리’에게 시간 관리법을 배운다. 시간 관리는 개개인에게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매우 중요하다. 함께 일정을 검토하며 선수들은 자기 자신을 책임지는 것을 넘어 팀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학업

우리는 선수들에게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학업에도 열중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경기 일정 때문에 결석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담당 교수에게 미리 알리고 강의 자료를 부탁해 두라고 이른다.

듀크대에서는 농구선수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나는 감독으로 부임한 첫 다섯 해 동안 스무 명을 영입했는데, 그중에서 두 명만 졸업했다는 오명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선발된 선수 모두에게 꼭 졸업할 것이라 믿는다는 말을 해 주었다.

우리는 선수들이 여느 학생들과 같이 대학 생활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그래서 듀크대에는 선수 전용 기숙사가 없다. 선수 전용 기숙사가 있다면 선수들이 일반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질 것이다. 나는 대학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조화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졸업을 하느냐 못 하느냐는 개인의 실력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그들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학교의 의무다. 그래서 우리는 일 년 동안 선수들의 성적을 유심히 지켜본다. 강의 시간표가 정해지면 선수들은 강의 계획표를 받아서 과제 제출 기한이나 시험 일정을 습득해 두며, 나는 일정이 굵직굵직하게 표시된 주간 계획표를 받아서 계획을 검토한다.

첫 모임 때는 선수들에게 학업을 등한시 말라고 당부한다.

“학생 때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뭘까?”

“당연히 F학점이죠.”

“아니야, 그건 최악은 아니지. 죽어라 공부해도 F학점을 받을 수 있어. 진짜 최악의 사태는 여러분이 커닝할 때 벌어진다. 커닝이 뭔지는 알고 있겠지? 옆 사람의 시험지를 베끼거나 바꿔치기하거나 커닝 페이퍼를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거야. 그러나 듀크대 농구팀에선 부정행위를 결코 용납지 않는다.”

그러고는 덧붙인다.

“왜 커닝을 할까? 왜 수고하지 않고 편법을 쓸까? 아마도 여러분은 시간이 없었다고 변명을 하겠지.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한다. 이를테면 과제 제출 기한을 중간에 다시 언급해 주면 그걸 잊어버리거나 과제를 미루는 일은 없을 거야. 여러분이 커닝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건 듀크대 농구선수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삼가야 할 일이야.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학교 측에서는 중징계를 내릴 테고, 여러분이 어떤 처벌을 받든지 간에 나는 학교의 조치에 동의할 것이다. 그 지경까지는 가지 말자. 공부를 하면서 힘든 일이 생기면 털어놓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을 거야, 우리는 서로 돕는 법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보는 법도 배워야 한다.”

이 글은 핀라이트 출판 브랜드에서 출간한 코치 K,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의 [사슴을 이끄는 사자의 리더십]을 참고하였습니다. 복제와 무단 전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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